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대합실에서 /김명배

신서정시 2018. 2. 4. 16:38

대합실에서 /김명배

 

 

나는

너무 멀리 날아와버린 종이비행기이거나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고무풍선이거나.


나는

태초의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청개구리이거나

어둠의 눈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꽃뱀이거나

그런 것 다 아니라

이미 처음부터 막차를 놓쳐버린 늙은

거북바위이거나.


나는

대합실에 앉아 있는 너무 오래된 고독이거나

가로등 위에 떠 있는 눈 먼 사랑이거나.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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