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허상

신서정시 2018. 2. 4. 17:09

 

허상 /김명배

 

강가에 나왔습니다.

나무 한 그루 강물 속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함박눈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르지만,

강물 속의 그 나무는 백발을 이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문득, 그런 나무 한 그루

내게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눈 속의 그 나무는 나이를 먹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흰 구름 이고 있으면, 하얗게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나는 그 나무 곁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세월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릅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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