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갈매기

신서정시 2018. 2. 4. 17:15

 

 

갈매기 /김명배

 

촛불을 들고

당신의 얼굴을 보면, 거기

푸른 하늘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속을 들여다보면, 거기

갈매기 한 마리 날고 있습니다.

바닷가, 갈매기 소리 흩날리는

벼랑끝 소나무 가지에

옷을 벗어 놓고 낮달은

어디로 떠나 버렸습니다.

당신의 거울 속에 살고 있나요.

촛불을 들고

당신의 얼굴을 보면, 거기

청청한 두 눈을 가진 하늘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속을 들여다보면, 거기

갈매기 한 마리 아직도

바다를 날고 있습니다.

언제쯤 밖으로 나와

낮달을 물고 날아가는

내 사진 속 허공이 될까요.

그때 그 자리에 나는

그림자로 멈추어 버렸지만,

바다를 만나고 돌아온 날 밤엔,

천 마리 종이 새가

갈매기 소리로 웁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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