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한 뒤 빛나는 ‘천안 사랑’ 시 100편
- 리헌석
지난 해 작고한 김명배 시인의 ‘천안사랑 시집’ [천안 흥타령]이 발간되었다. [천안 흥타령]은 천안을 사랑한 김명배 시인의 시선집이다. 김명배 시인(1932~2016)은 천안에서 태어나고 성장하였으며, 평생 천안에서 살면서 시 창작을 해온 분이다. 선생의 작품 중에서 1) 시 제목에 천안 지명이나 인명이 들어간 작품, 2) 작품 내용 중에 천안의 지명이나 인명이 들어간 작품, 3) 대를 이어 천안에서 살아온 가계의 인물들에 대한 작품 100여 편 중에서 100편을 선정하여 1권의 시집으로 발간하였다.
그는 민요에 있는 ‘천안 삼거리, 흥흥, 능수야 버들이, 흥흥’이라는 가사가 충청도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버드나무 가지는 축 늘어져 있더라도 그 뿌리는 굳건하게 땅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땅에 굳건하게 내린 뿌리와 같이 나라와 겨레의 어려움이 닥쳤을 때에는 가공할 힘을 발휘하는 것이 충청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뿌리 의식과 심리적 자부심이 김명배 시인의 작품에 핵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작품들로 편집된 책이 김명배 시선집 [천안 흥타령]이다.
이 시집에 대한 문학평론가의 서평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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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는 힘, 중심을 잡고 굳건하게 내린 뿌리로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 그리하여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고 선비의 본성을 견지하는 힘, 그 힘을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이 김명배 시인의 문학적 특질이다.>
<그는 ‘천안 삼거리’라는 지역을 끝내 지킨 장승과 같은 역할, 터줏대감과 같은 역할을 문학적으로 이루고자 한다. ‘한 사흘’ 비가 내리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주저앉아/ 여기서/ 살’고 싶다는 소망대로 그는 평생을 천안에서 산다. 그것이 곧 그에게 있어 자신의 ‘길’이며 지향(指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