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스크랩] 유상(有像)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2. 20. 12:23
유상(有像) / 김명배
생각이 나면,
전화를 건다.
그는 언제나 부재중이다.
한밤중 아니면 꼭두새벽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보면, 대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끊어 버린다.
그의 짓이다.
그는 어려서 가출한 나의 神,
나를 만나면, 나만큼이나
할 말이 없다.
전화를 건다.
내가 잠시 쓰다가 버린 사랑과
눈물과 詩를 가지고.
나도 할 말이 없어 그냥 끊는다.
그는 언제나 부재중이지만
그런 날엔 내 그림자도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섭섭하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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