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詩 해설 및 평론

겨울낮달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3. 20. 17:14

겨울낮달 - 김명배

1
겨울바람은
낮달을 발가벗겨서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희롱한다
개가 짖는다
개가 짖는다

2
날아갔다는 소리 들었니
떨어져 죽었다는 소리 들었어
언 땅에 찍힌 발자국 속에
기절해 있거나
개밥그릇 속에 동사해 있거나
거기가 바로 그리운 하늘이다
낮달은 거기서
오장육부 투명토록
탈피하고 있다
까치가 짖는다
까치기 짖는다

<시전문 격월간 [유심] 2009 5,6호>


우리 시단에는 숨은듯이 알찬 시인들이 꽤 있다. 그 분들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1973년 [현대시학]으로등단한 김명배시인은 세월이 갈수록 견고한 내용' 형식의 시를 보여주고 있다. 함축미가 돋보이는 <겨울낮달>에는 차갑고 적막한 시인의 내면이 엿보인다. 쓸쓸하고 황량한 시적 분위기가 빚어내는 온기가 있다. 시적 대상의 상상적 변형이 뛰어난 시다. 우리 삶이 어찌 따뜻한 것만으로 데워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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