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스크랩] 뿌리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5. 26. 11:32

뿌리 / 김명배


누구의 지팡이가 5백년 사는가
나무는 목까지 땅에 묻고 산다.
나무는 다리만이 뿌리가 아니다.
천 갈래 만 갈래 팔다리가 가지쳐서
흙을 움켜잡는 손발,
그것이 다 뿌리다.
땅 위에 머리만 내밀고
머리로만 사는 나무 어디 있나.
땅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승을 움켜잡는 질긴 근성이 있다.
뿌리가 있다.
지팡이가 5백년 사는 이유 이것 아닌가.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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