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스크랩] 볕구경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6. 24. 23:14

볕구경 / 김명배


한 뼘 볕에 얼굴을 내밀고
新聞을 읽는다.
봄뜰, 빈 가지에
落鄕한 새 몇 마리가 돌아와서 울다가
날아가 버렸다.
거의 모든 나무는 山으로 올라가고
나무를 따라 새들도 山으로 갔다.
떠나지 못한 문안의 새 몇 마리,
빌딩 위에서 査頓이 된 서울의 새 몇 마리
달포 동안이나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落鄕한 새들과 함께
新聞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消息을 가지고
찾아와서 울다가
날아가 버렸다.
나 혼자밖에 쓸 수 없는 한 뼘 볕,
오늘의 時勢欄에는 없는 한 뼘 볕
한 뼘 볕에 얼굴을 내밀고
新聞을 읽는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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