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우리 마을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2. 2. 21:29

우리 마을김명배

 

 

허리 굽은 길과

느리고 게으른 시간이 졸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교회 아니면 암자 하나

있으면 좋고

산새가 찾아와서 놀고 가면

더 좋습니다

한 오백년쯤 된

앉은뱅이집 몇 채가

이마를 맞대고 졸고 있고

그 안에 그도 있고 나도 있고

그를 닮은 누구와 나를 닮은 누구

그리고 그 세월이 있으면 됩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없는 듯 있는 평온

청기 올려 백기 내려

이런 놀이를 해도 좋습니다

허리 굽은 길과

느리고 게으른 시간이 졸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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