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소리가 있는 風景 1 / 김명배

신서정시 2019. 3. 6. 15:10

소리가 있는 風景 1 김명배 


빈 박스가 쌓여 있었다. 
무연탄 더미에서 놀던 한 떼의 새들이 
날아와 떠들고 있었다. 
통나무 더미에도 한 떼의 소리가 분분했다. 
인부들은 성경책 속에 사는 선지자들, 
하늘을 열지 못하고 「난 모른다」고 했다. 
빈 박스와 무연탄과 통나무의 공통점이 
하늘에 떠서 제몸을 태우고, 
연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꽤 더러워져 있었다. 
확성기를 가지고 누가 메시지를 낭독하고 있었고, 
위장도 없는 지하통로가 입을 벌리고 듣고 있었다. 
한 떼의 새들이 날아 오르고, 그 뒤를 
또 한 떼의 새들이 날아 오르고 있었다. 
「난 모른다, 난 모른다」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