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소리․Ⅱ / 김명배

신서정시 2019. 3. 18. 20:22


소리․Ⅱ / 김명배



소리가 있다


비 드는 대낮의

하늘

어디쯤,


떡갈나무 잎사귀의

빛깔에 살아나는

중턱쯤,


눈발이 잠기는 北極

海峽의

복판쯤,


소리는

자란다.


무덤 위에 돋아나는

귀,

지붕 위에 가지치는


窓밖에 내미는

귀,

胎 속에서 세우는



목이 긴

木人形의 귀에

스치는

소리.


地層

밑바닥에 묻힌

化石의

다문 입 속에서


곰팡이 피는

어느 책

갈피 속에서


내 어릴 때 날려보낸

돌고 간 하늘

끝에서


門이 닫히는

門이 열리는

그런

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