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눈먼 새 /김명배

신서정시 2019. 3. 21. 15:49


눈먼 새 /김명배



백양사 가는 길은

한겨울 밤에도 들꽃이 핍니다.

들꽃이 피어서 나는

촛불을 물고 가는 눈먼 새가 됩니다.

영원으로 통하는 밤길은

검거나 희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죽어서도 밤에 우는 새는

아니고 싶습니다.

백양사 가는 길은

한겨울 밤에도 단풍이 곱습니다.

단풍이 고와서 나는

촛불을 물고 가는 눈먼 새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