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고딕 音 / 김명배

신서정시 2019. 4. 15. 22:41


고딕 音 / 김명배 


저녁 종소리는 
고딕이다. 

千年을 두고 
西쪽 벽에 붉게 개칠한 
늑대의 울음이 
풀린다. 
가늘고 긴 꼬리가 보인다. 

온 종일 나를 풀고 간 
당신의 
벗어 놓은 신발처럼 
나는 뜰에서 
또 하룻밤을 기다리면 
罪 많은 세상도 사뭇 
꽃이다. 

千年을 두고 
罪 만큼이나 커 버린 키 
가늘고 긴 꼬리가 
풀린다. 

저녁 종소리는 
고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