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온도계는 30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고집불통입니다. 한겨울 강추위에도 영상 12도이고 삼복더위에도 영상 12도입니다. 적정 실내온도 최저 영상 18도보다 늘 낮게 잡고 살아온 세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저놈까지 왜 나를 닮아서 고집불통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그게 다 나 때문인 것 같아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저놈의 얼굴을 살피고 삽니다. 육안으로 보기 힘든 저놈의 눈, 저놈이나 나나 서로 관심 밖의 동거인쯤으로 살피고 삽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영상 12도가 정말 쾌적한 때도 있습니다. 그런 날엔 저놈의 눈에도 웃음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