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정시 2019. 11. 26. 23:21

다시 무릎에게 / 우진용


폭설로 길이 끊긴
눈의 끝자락
그곳부터 길의 무릎이다.

장마로 돌다리 넘는
물의 끝자락
그곳부터 돌의 무릎이다.

삐걱거리는 시간으로
관절을 일으켜 세운
그곳부터 생의 무릎이다.

세상의 경계에 무릎이 있다.
바닥까진 아직 멀다
꿇지 마라 무릎은, 오직

버티는 곳이다. 버티면서 끝내는
등을 일으켜 거기부터 세상
밖으로 나가는 문이다.

둥근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