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해거름 / 김명배

신서정시 2020. 7. 30. 23:33

해거름 / 김명배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붙는
해를 만나다

다 타 버린 육신肉身
한 개비
목탄木炭으로 꺼지다

어두운 나를
나의 문門을 두들기면
북소리

여울을 건너는
북소리의 발자욱

바람은
두 손을 내밀어
나를 떠밀고

자빠지고 있다
나뭇잎마다 발자욱은
자빠지고 있다

발자욱이 죽어서 쌓이는
언덕에
일어서는 입상立像

나를 두들기면
북소리의 발자욱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타는 해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