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잠 / 김명배
신서정시
2021. 1. 23. 22:39
잠 / 김명배
달구지 위에서 흔들리는 50년 전의 잠을 자다.
어떤 돌 하나가 굴러 멀어져서 다른 돌을 들이받고, 다른 돌을 굴려서 또 다른 돌을 들이받고, 그렇게 계속 들이 받고 들이 받혀서 돌사태가 나다. 어떤 돌은 용케 비탈에 서기도 하지만 대개는 평지에서 멈추어 돌더미를 이루다. 그래도 깨지 않는 태고의 잠을 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던 날, 은밀히 반란을 다스리고 달구지 위에서 흔들리는 50년 전의 잠을 자다.
요령( 搖鈴)소리가 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