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외딴집 서정 / 김명배

신서정시 2018. 2. 3. 18:47

 

외딴집 서정

 

          김명배

 

 

굴뚝새가 놀다 가는 외딴집

텅 비어 있다.

토담 벽에 매달린 마늘 한 집

절구와 절구공이 그리고

아주 오래된 정물 하나

낮잠 속에 묻혀 있다.

아무도 없는 게 아니다.

어쩌다 가끔 아주 가끔씩

꼼지락거리는 은백색 정물이

`뉴시유` 하고 걸어 나올 것 같다.

누가 버리고 갔을까.

없는 듯 있어서 없고

있는 듯 없어서 없는

낮달이 내려와 사는 외딴집.

오늘은 성도 이름도 없는

조선호박꽃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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