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사磨谷寺에서 / 김명배
눈을 감으면 너는 여기 있는데 눈 부릅뜨고 나는 여기서 너 보기를 기다린다
달밤도 있더라 여우가 시집가는 날도 있더라 태양을 까맣게 먹칠하고 절망하던 날도 있고 바람난 개가 돌아오지 않아 하얗게 새운 밤도 있더라
모든 게 여기 있는데 나만 왜 여기 없느냐 여기 웬 초라한 늙은이가 어슬렁거리긴 하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눈 부릅뜨고 여기서 너 보기를 기다린다
사천왕의 변이 아니다 나는 눈 부릅뜨고 여기서 너를 보고 싶다
나는 아직 울고 싶지 않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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