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三月 閑日 / 김명배 三月 閑日 / 김명배 빨랫줄에 걸린 부끄러운 속옷들이 흔들렸다가 말다가 한다. 봄바람은 젊은 아내의 살내를 싣고 오는가. 다시 살고 싶게 한다. 봄바람은 땅속 깊이 묻어 둔 상처난 씨앗마저 흔들어 깨워서 한 세상 다시 살라 한다. 어쩌나, 왜 또 울게 하는가. 빨랫줄에 걸린 부끄러운 속옷들이 흔들렸다가 말다가 한다. 더보기 동짓날 / 김명배 동짓날 / 김명배 할미가 키운 아이 동짓날 팥죽 먹고 동전 한 닢 쥐고 잠들다. 어느 時代나 똑같은 方法으로 눈이 내려 쌓이다. 더보기 채송화 / 김명배 채송화 / 김명배 비가 내린다. 그칠 것 같지 않다. 비 오는 날, 채송화는 아우성이다. 빗물이 어떻게 꽃이 되는지 보이지는 않지만, 손녀딸에게 채송화를 무어라 설명해 줄까. 생명을, 애들아 무어라 설명해 줄까, 비가 내린다. 그칠 것 같지 않다. 더보기 7月 / 김명배 7月 / 김명배 자식을 앞세우고 남은 7月은 에밀레 에밀레 하얀 울음. 나는 너무 쉽게 울지만 너는 그렇게 울지 마라. 어디선가 부처로 태어날 돌 하나가 시방 막 작은 맥박을 시작한다. 더보기 새 2 / 김명배 새 2 / 김명배 고갯마루에 서서 날아간 새의 뒷모습을 본다 세월이 내곁에 와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내려 간다 바람이 베푸는 대로 춤을 추는 갈대밭을 지나는 세월은 백발이다 가 끝 하늘 끝끝으로 날아간 새 내 곁이 이렇게 크게 자리가 나는 날은 더 가깝게 가깝게 네가 보인다 안보인다 더보기 새 1 / 김명배 새 1 / 김명배 내버려 두었더니 울었다 세상속의 새는 세상사는 법을 알았다 새장 속의 세상을 가져와 살면 세상이 새장 속에 들어 온다 내버려 두었더니 먹었다 더보기 은거 / 金明培 은거 / 金明培 마루 밑에 숨어 사는 어둠과 침묵은 곧잘 헌 고무신짝 속에 들어가 밀담을 나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안마당과 뒤꼍을 오가며 산책을 즐긴다. 저것들도 나만큼이나 늙었다. 왜 집을 떠나지 못할까. 어디 그거나 달려 있는지 거기 한 번 만져 보시게. 더보기 산바람 / 김명배 산바람 / 김명배 깊은 산에 들어가 산바람 몰래 길어다가 뒤곁에 두어 독 묻어 두었다가 생각날 때마다 한 대접씩 퍼마셔야겠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마지막엔 몸으로 때우는 거지. 더보기 이전 1 2 3 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