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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낭만적·2 / 김명배 낭만적·2 / 김명배 우물에 빠진 달을 건지려다가 두레박을 놓친 날 밤엔 어머니의 은가락지만한 하늘속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꿈을 꾸었다 누가 덥석 머리채를 잡고 끌어 올리셨더라 깨고 나면 언제나 달이 벌써 중천에 떠서 휘영청 밝으셨다 추락의 끝은 어디였을까 별 한 바가지 흩뿌려.. 더보기
천안 흥타령 / 김명배 천안 흥타령 / 김명배1.갈 때 가더라도사나흘 머물다 가시게.버들가지 흔들리는어릿어릿 오솔길 따라거문산 산새가 부르거든난줄 알고 오시게.동평리 우리 집사랑방이 비어 있지.천안 삼거리 흐응 흥능수버들이 휘이 휘2.갈 때 가더라도기약을 하고 떠나시게.북으로 오르는 길영남호남 .. 더보기
木川川 木川川 金明培 아우내 장날 새벽, 木川川을 건너서 외딴집 과부 꿈 팔러 간다. 木川川에 몸을 씻는 애기부처 자갈 틈에 앉아서 왜 웃는가, 왜 웃는가. [출처] 목천천 / 김명배|작성자 한결 더보기
小曲集 1 / 김명배 小曲集 1 / 김명배 불을 끄랴. 할미는 이 세상 슬픔만한 크기로 어둠을 오리고 또 오려서 머리맡에 접어 두고 기침을 한다. 구운 돌이, 구운 돌을 깨뜨리는 쓰라림이 어미의 앉은잠 속에 떨어져 아이 떨어지겠다, 불을 끄랴. 동네쥐 한 패거리 가난을 쪼아 먹다가 옆집으로 몰려 가고, 잘 익.. 더보기
소리가 있는 風景 1 / 김명배 소리가 있는 風景 1 / 김명배 빈 박스가 쌓여 있었다. 무연탄 더미에서 놀던 한 떼의 새들이 날아와 떠들고 있었다. 통나무 더미에도 한 떼의 소리가 분분했다. 인부들은 성경책 속에 사는 선지자들, 하늘을 열지 못하고 「난 모른다」고 했다. 빈 박스와 무연탄과 통나무의 공통점이 하늘.. 더보기
달무리 / 김명배 달무리 / 김명배 나로부터 열리는 周邊에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강강수월래. 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이를테면 나의 風景들 ― 나의 긴 모가지를 달아맨 묵은 허우대를 暫時 쉬게 할 草家집과 이웃과 무덤과 그 안에 울음소리 들리면 혀를 물어 서러운 얼굴 내가 있고, 무수한 나와 같은 것들.. 더보기
[스크랩] 저 산새는 / 김명배 저 산새는 / 김명배 - 친구 생각산이 되지 못하고 언제까지산을 보고 또 보고우짖는가, 저 산새는.문득문득 솟구쳐 올랐다가옛 뜰에 내려앉아 잠시잠깐 침묵하다가날밤없이 우짖는다, 저 산새는.발소리를 죽이고 다가오는바람아, 가을 겨울아,쉬었다 가거라. 하룻밤놀다 가거라. 미운 사.. 더보기
[스크랩] 아침시간 / 김명배 아침시간 / 김명배아내와 함께 하는아침차 한 잔,비가 오네요.비는 몸을 던져서흐름을 얻네요.채송화 봉숭아나팔꽃 되고,비는 말 한 마디 없이아침뜰에길을 내네요.감사입니다.아내와 함께 하는아침차 한 잔,이 시간 여기가어딘가요.잊고 잊고 또 잊고비가 오네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