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2 / 김명배
우물에 빠진 달을 건지려다가
두레박을 놓친 날 밤엔
어머니의 은가락지만한 하늘속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꿈을 꾸었다
누가 덥석 머리채를 잡고
끌어 올리셨더라
깨고 나면 언제나 달이
벌써 중천에 떠서 휘영청 밝으셨다
추락의 끝은 어디였을까
별 한 바가지 흩뿌려서 공양드리고
떠나고 싶은 밤
이 낭만, 누가 만든 길인가
문구멍으로도 환히 보이는 저 길을
이제는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돌아보기 없기
어머니의 은가락지만한 하늘속으로
꿈꾸며 걸어가기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나겠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어머니는 늘 나를 금 안에 두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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