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 김명배
내 시간은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내 몸속에 쌓이는
백년설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어 베옷 입고 땅속에
묻히거나 불속에 던져져도 내 몸속의 백년설이 다
녹아 없어질 때까지 똑딱똑딱 시계소리를 낼 것입니다.
나는 내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그런 뒤에 떠나겠습니다. 한평생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도대체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걸 물어
보려 떠나야겠습니다.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작별이라서
똑딱똑딱 발자국 소리는 아니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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