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 /김명배
강가에 나왔습니다.
나무 한 그루 강물 속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함박눈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르지만,
강물 속의 그 나무는 백발을 이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문득, 그런 나무 한 그루
내게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눈 속의 그 나무는 나이를 먹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흰 구름 이고 있으면, 하얗게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나는 그 나무 곁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세월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릅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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