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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처마밑에 제비집

올해도 비어 있네요.

지금쯤, 아기 패랭이 꽃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검정 고무신 신어보고 싶네요.

하늘이 하도 개운해서

풀뿌리까지 진저리치는

장마 뒤의 산과 들,

코스모스 잘못 알고 또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구구단 외워보고 싶네요.

돌아오는 것도 있고

돌아오지 않는 것도 있고.

무슨 말을 할까요, 오늘은

제비 한쌍

날 듯도 한데

천안역에서 하행선

완행열차를 타보고 싶네요.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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