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소리가 있는 풍경(風景) · 1 / 김명배

소리가 있는 풍경(風景) · 1 / 김명배

 

 

 

 

빈 박스가 쌓여 있었다.

무연탄 더미에서 놀던 한 떼의 새들이

날아와 떠들고 있었다.

통나무 더미에도 한 떼의 소리가 분분했다.

인부들은 성경책 속에 사는 선지자들

하늘을 열지 못하고 「난 모른다.」고 했다.

빈 박스와 무연탄과 통나무의 공통점이

하늘에 떠서 제 몸을 태우고,

연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꽤 더러워져 있었다.

확성기를 가지고 누가 메시지를 낭독하고 있었고,

위장도 없는 지하통로가 입을 벌리고 듣고 있었다.

한 떼의 새들이 날아오르고, 그 뒤를

또 한 떼의 새들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난 모른다, 난 모른다.」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