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 / 김명배
가을 속으로
꼭 한 발자욱씩만 내디디면
길은 내 어릴 때 그 길로 이어지고
백년 후의 그 길로도 이어진다.
거기 가는 저 아이는 누구인가,
저기 가는 저 사람은 누구인가.
어느 것도 나일 수 있고
어느 것도 나일 수 없는
절대의 고독을 디디며 가면
처음 보는 사람이 낯익고
내가 낯설다,
내가 낯설다.
나를 떠나 보내고
또 나를 떠나 보내고,
가을 속으로
꼭 한 발자욱씩만 내디디면
어디 그윽한 곳에서 웃는
세상에서 가장 큰 허무를 만난다.
돌아갈까,
한 발자욱씩만, 꼭 한 발자욱씩만
돌아갈까.
가을은
하늘을 떨구고 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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