笑而 /김명배
심심하면 가끔 아내가
사랑한다고 말해보라 한다.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고,
나를 흔들면 나는 그냥
빙그레 웃는다.
백발이 된 아내가 지금도
사랑타령을 한다.
봄 여름 다 지나서
온통 그리움이 된 가을들판
거기 어디 낮은 지붕으로 완성한
조금은 섭섭하고 조금은 슬픈
둥지 속의 이야기
비어 있는 것도 아니고
비어 있는 것이 아닌 것도 아니고.
하늘이 놀다가 떠나버린 곳
새장 속의 새는
제4막 제5장 소꿉놀이 사랑연습을
보고 있는 건지 안 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사랑하느냐
사랑하느냐고 묻기 전에
내가 먼저 빙그레 웃는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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