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고개
- 허튼소리
김명배
옛날 옛날에 한 사내가 여우고개를 넘다가 예쁜 여우각시 만나 업고 와서 한 사흘 밤낮으로 뜨겁게 살고는 여우각시 따라 여우고개로 들어가 버렸다는데,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데,
만약에 내가 사흘밖에 못 산다 하면 여우고개 넘어서 여우각시 업고 와 그 사흘 밤낮 뜨겁게 사랑하다가 훌쩍 떠나 버릴 수 있을까.
수술해야 두 달이라는 의사의 선고를 받고도 수술하고 10년을 넘어 살았으니 이제라도 여우고개 한 번 넘어보라고 아내가 농을 거네.
저도 눈이 있지, 70이 넘은 나를 홀릴 리야 있겠느냐마는 혹시라도 여우각시 보게 되면 나도 그것 좀 보자 그것 좀 보자 농이나 던져 보아야겠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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