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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삽화․2

두형제가 계곡에서

 

삽화․2

                  - 허튼소리

                             김명배

 

잠잠하다 했더니 이 녀석이 내 곁에 앉아 돌 던지기에 여념이 없다. 밤콩만한 난석을 가져다가 옆에 쌓아놓고 너덧 계단 거리의 까만 과녁을 향해 돌을 계속 던지고 있다. 그때마다 파리가 날아올랐다가 도로 그 자리에 내려앉고, 그러면 다시 그 파리를 향해 돌을 던지고. 그 과녁에 내려앉는 파리를 맞히기는 애시당초 어림도 없는 일이고 그 근처에 떨어지기만 해도 파리는 연신 날아올랐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하고 있다. 재미있어 보였다. 얼마간 흘러서 이 녀석이 용변보러 간 사이 나도 그 장난을 시작해 보았다. 그 까만 점은 아마 단 것이나 무어 그런 음식물 자욱 같은데 그 맛이 살인적인 것이라 그런지 파리는 목숨을 걸고 나랑 대결한다. 한참을 열중하다 보니 이 녀석이 나를 보고 빙긋이 웃고 있지 않은가. 아까부터 잠자코 나를 웃고 있었을 것이 분명해 멋적게 씩 웃어 보이고 그 놀이를 양보했다. 재미있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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