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 / 김명배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붙는
해를 만나다
다 타 버린 육신肉身
한 개비
목탄木炭으로 꺼지다
어두운 나를
나의 문門을 두들기면
북소리
여울을 건너는
북소리의 발자욱
바람은
두 손을 내밀어
나를 떠밀고
자빠지고 있다
나뭇잎마다 발자욱은
자빠지고 있다
발자욱이 죽어서 쌓이는
언덕에
일어서는 입상立像
나를 두들기면
북소리의 발자욱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타는 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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