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김명배
촛불을 들고
당신의 얼굴을 보면, 거기
푸른 하늘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속을 들여다보면, 거기
갈매기 한 마리 날고 있습니다.
바닷가, 갈매기 소리 흩날리는
벼랑끝 소나무 가지에
옷을 벗어 놓고 낮달은
어디로 떠나 버렸습니다.
당신의 거울 속에 살고 있나요.
촛불을 들고
당신의 얼굴을 보면, 거기
청청한 두 눈을 가진 하늘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속을 들여다보면, 거기
갈매기 한 마리 아직도
바다를 날고 있습니다.
언제쯤 밖으로 나와
낮달을 물고 날아가는
내 사진 속 허공이 될까요.
그때 그 자리에 나는
그림자로 멈추어 버렸지만,
바다를 만나고 돌아온 날 밤엔,
천 마리 종이 새가
갈매기 소리로 웁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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