小曲集 1 / 김명배
불을 끄랴.
할미는 이 세상
슬픔만한 크기로
어둠을 오리고 또 오려서
머리맡에 접어 두고
기침을 한다.
구운 돌이,
구운 돌을 깨뜨리는 쓰라림이
어미의 앉은잠 속에 떨어져
아이 떨어지겠다, 불을 끄랴.
동네쥐 한 패거리
가난을 쪼아 먹다가
옆집으로 몰려 가고,
잘 익은 잠 하나
겨울 수수밭에 서서
아비를 기다린다.
불을 끄랴.
'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안 흥타령 / 김명배 (0) | 2019.10.17 |
---|---|
木川川 (0) | 2019.08.18 |
소리가 있는 風景 1 / 김명배 (0) | 2019.03.06 |
달무리 / 김명배 (0) | 2019.01.31 |
[스크랩] 저 산새는 / 김명배 (0) | 2018.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