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행(白旗行) / 김명배
울어질까.
한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두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앞에는
白旗를 들고 넘어야 할
山과 山 뿐인데,
날마다 빛나는 太陽의 자물쇠는
내 뒤를 잠그고,
길바닥에 떨구고 온 얼굴,
잃어버린 얼굴.
울어질까.
열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스무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얼굴 없이도 울어질까.
함박눈처럼 펑 펑
울어질까,
비린내 나는 울음이
울어질까.
[출처] 김명배 시(詩)/백기행(白旗行)|작성자 첫발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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