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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비 나비 /김명배 너는 내가 되고 있니. 나를 떠나고 니가 다 떠나 버리면 나는 어디에 있니. 니가 떠난 자리 그만큼 나는 비어 가지만, 날마다 꿈속에 등장하는 너, 때때로 푸른 하늘을 두고 간다. 거기 나는 있니. 나는 니가 되고 있니. 더보기
[스크랩] 경운기와 소나무 경운기와 소나무 /김명배 - 小雪 경운기 한 대 색색거리며 고개를 넘어간다. 무르팍이며 등짝 갑자기 한기가 든다. 올 겨울은 괜찮을까. 뒷산 등 굽은 소나무 반백이 다 되었다. 가슴에 구멍 난 친구야, 우리 사랑하지 않았니. 세월이 얼만데 허리 펴고 가슴 펴고 고개 한 번 들어보자. 올 .. 더보기
[스크랩]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처마밑에 제비집 올해도 비어 있네요. 지금쯤, 아기 패랭이 꽃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검정 고무신 신어보고 싶네요. 하늘이 하도 개운해서 풀뿌리까지 진저리치는 장마 뒤의 산과 들, 코스모스 잘못 알고 또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구구단 외워보고 싶네.. 더보기
[스크랩] 허상 허상 /김명배 강가에 나왔습니다. 나무 한 그루 강물 속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함박눈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르지만, 강물 속의 그 나무는 백발을 이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문득, 그런 나무 한 그루 내게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 더보기
[스크랩] 갈데가 없어서 갈 데가 없어서 /김명배 아침마다 헬스 자전거를 타고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거기, 무한 공간이 있습니다. 공간 속에 들어가도 나는 왜 공간이 아니 될까요 금세 세상 속으로 들어와 내가 되고 맙니다. 갈 데가 없어서 갈 데가 없어서요. 더보기
[스크랩] 春樂 春樂 /김명배 - 2003 바람이 손짓 합니다. 책 위에 꽃 한 송이 놓아 두고 외출하고 싶습니다. 미안하지만 나 혼자서 산으로 들로 바람나고 싶습니다. 이 청청한 날에 저 멀리 떠나버리고 싶지만, 일평생 바람에 취해 사는 내가 미안해서 꽃 한 송이 들고 돌아오고 말 겁니다. 돌아와 책상 위.. 더보기
[스크랩] 다시 석류나무 사설 /김명배 다시 석류나무 사설 /김명배 이별은 인연의 줄을 반쯤 남겨두는 것인가요. 봄이 다시 살아납니다. 산다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반은 죽고 반은 살았다는 말은 반은 살고 반은 죽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살았다는 말입니다. 석류나무 보살, 아무도 모르게 또 한세상 살고, 한세상 또 살고 있.. 더보기
[스크랩] 봄날 /김명배 봄날 /김명배 둑길을 걷는다. 냇물이 흐르고 햇살이 함께 흐르고 냇물이 흔들리고 햇살이 함께 흔들리고 아뜩아뜩하다. 눈을 감는다. 눈을 뜬다.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따라 흐르고 구름이 흔들리고 하늘이 따라 흔들리고 아뜩아뜩하다. 둑길을 걷는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