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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자 풀이 / 김명배 '立'자 풀이 / 김명배 - 心爲法本 팽이는 돌아야만 중심이 생긴다. 중심이 생기면 똑바로 선다. 도는 것도 똑바로 서는 것도 다 니 마음이다. 세상은 언제나 슬픈 눈을 하고, 너를 유혹하고 있지만 눈은 눈일 뿐 보는 것도 눈이 아니라 마음이다. 중심을 잃지 말라. 너를 넘어뜨리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오만하고 나태한 너 자신이다. 채찍질을 하라. 그리고 돌아라. 마음도 자전 다음에 공전이다. 팽이는 돌아야만 중심을 만든다. 중심이 있으면 똑바로 선다. 훈장님은 내게 설 '입'자 풀이를 이렇게 하셨을까. 천자문 헌책 껍데기에 달라붙은 코딱지처럼 잡아떼고 싶지는 않다. 더보기
붕어에게 고하노니 / 김명배 붕어에게 고하노니 / 김명배 너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붕어 중에 하필이면 너 배를 따고 칼집을 넣고 붕어찜을 만들어 맛있게 먹었지만, 수궁의 후원을 거닐 때나 식탁 위의 접시에 누워 있을 때나 너는 도수 높은 안경을 쓰고 있었구나. 설령 니가 이빨을 드러내고 나를 노려 본다 해도 니 눈은 근시 안경 속의 혼돈 그것, 이제 너는 내 뱃속에 들어와 있으니 내 눈으로 하늘을 보게 되겠지만, 미안하다. 나는 아직 너를 만나면 니가 먹고 싶다. 그러니 너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창세기의 별똥별이 수궁에 떨어져 니 머리를 명중시키는 확률보다 너와 나의 만남은 인연이다. 천만번 니가 내 앞에 다시 나타나도 사랑한다. 나는 니가 먹고 싶다. 더보기
詩 속의 詩를 만나다 더보기
한국문인협회 문인열전1에 김명배 시인 수록 (사)한국문인협회는 한국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고문인들의 문학적 발자취, 창작배경, 작품세계 등을 발굴․조명하여 한국문학사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우고자『문인열전』1·2권을 간행했다. 우리 협회가 심혈을 기울인 이 책에는 작고문인을 면밀히 분석·파악하여 작고문인 분들과 직간접적으로 잘 알거나 연고가 있는 분들로 집필진를 구성하여 각종 실화와 증언들이 골고루 담겨 있다. 이와 관련, 김호운 이사장은“『문인열전』1·2권을 간행함으로써 우리 문단사에 찬란한 금자탑을 세우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이 책은 각 권 600쪽 내외이며 값은 권당 30,000원이다.에 김명배 시인 한국문인협회 (사)한국문인협회는 한국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고문인들의 .. 더보기
콩과 팥 / 해설 양수창 더보기
김송배의 시 읽기 3. / 김명배 [바람은 왜] 이 달의 시 한 편-김송배의 시 읽기 3. 바람은 왜 / 김 명 배 바람은 왜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까 날개가 있기 때문일까 사람보다 높은 곳에 마음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먼 곳에 마음 두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가 어디일까 누가 살고 있을까 바람은 왜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까 날개가 있기 때문일까 (『心象』 2012년 2월호) 김명배 시인의 시편들은 우선 짧아서 좋다. 비교적 간명(簡明)하면서도 깊은 사유(思惟)의 골짜기를 헤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시는 이처럼 언어의 함축에서 차원높게 잠재한 진실의 이미지나 의미를 추출하는 멋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김명배 시인은 평소에 언어의 절약이라는 시의 본령(本領)을 항상 염두에 두고 창작하는 특징을 엿보게 한다. 이는 우리 시가 추구하려는 위의(.. 더보기
백기행(白旗行) / 김명배 백기행(白旗行) / 김명배 울어질까. 한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두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앞에는 白旗를 들고 넘어야 할 山과 山 뿐인데, 날마다 빛나는 太陽의 자물쇠는 내 뒤를 잠그고, 길바닥에 떨구고 온 얼굴, 잃어버린 얼굴. 울어질까. 열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스무 고개 넘어서 뒤돌아 보고. 얼굴 없이도 울어질까. 함박눈처럼 펑 펑 울어질까, 비린내 나는 울음이 울어질까. [출처] 김명배 시(詩)/백기행(白旗行)|작성자 첫발자욱 더보기
이별가 / 김명배 이별가 / 김명배 ​ 1​ ​지팡이를 짚은 시간이 절룩거리며 간다 내 머리 속에 한 덩이 진한 어둠이 새 뿌리를 내린다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면 나는 무엇인가 머리 깎고 서 있는 너는 무엇인가, ​ 2 문을 잠그고 벽시계를 멈춰 놓고 진한 흑백의 나를 정리하다가 삽질, 삽질소리를 들으면서 두 발 뻗고 오래오래 잠들다 [출처] 이별가 /김명배|작성자 장다리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