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새와 산수화 /김명배
종이새가
산수화 속으로 날아가는 까닭은
저 산속에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낮달은 산새소리를
눈으로 듣고 있지만, 종이새는
저 산속 깊이
은밀한 곳까지 찾아 들어가서
묵향 그윽한 산에게
말 한 마디 하고 싶다.
그러나 저 산이 말문을 열기 전에는
종이새도 말 못한다.
속도 좋지, 어쩌면
사랑해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저 산새처럼 종이새는
고백할 수 없다.
환청이 아니다. 산수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저 산새소리, 때로는
치신머리 없다.
종이새가
산수화 속으로 날아가는 까닭은
말 한 마디 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슨 말 어떤 소리가 될지는 모르지만
꼭 한 마디 아기새처럼
울고 싶기 때문이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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