祈願 /김명배
가을 햇볕이 콧등을 태웁니다.
따뜻합니다.
뒷길로 돌아가게 하소서.
아직은 작별을 고할 때가 아니지만,
마지막 잎새에 침묵이 있습니다.
바람이 가슴을 뚫고 지나갑니다.
아프지 않게 하소서.
남은 해는 짧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하늘을 보게 하시고,
저녁새 한 마리 날리는
여유를 남겨 주소서.
사랑합니다. 용서하소서.
아직은 작별을 고할 때가 아니지만,
침묵 속에 우는 귀뚜라미가 있습니다.
뒷길로 돌아가게 하소서.
가을 햇볕이 가슴을 태웁니다.
뜨겁습니다.
불을 끄는 지혜를 가르쳐 주소서.
아프지 않게 하소서.
부끄럽습니다.
출처 : 시인나라
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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