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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활 / 김명배 부활 / 김명배 어둠이 밤새도록 배를 앓는다. 은하수를 보다가 은하수를 잉태한 산 속에서 어떤 아이가 탄생한다. 나를 닮았다 나를 닮았다. 더보기
[스크랩] 냉이꽃 / 김명배 냉이꽃 / 김명배 잉크병 닦아서 냉이꽃 꽂아 놓고 누굴 생각하니, 이 바보야. 들판 여기 저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있다가 간 너의 누이 생각하니, 이 바보야. 잉크 한 병으로도 다 적지 못한 냉이꽃 인생, 어쩌면 좋으냐, 이 바보야. 어쩌면 좋으냐, 이 바보야. 더보기
[스크랩] 배꽃 / 김명배 배꽃 / 김명배 한밤중에 터뜨리는 사내 울음소리 들어 봤는가. 달빛이여, 달빛이여. 꽃 다 지는 건 서럽지 않아도 오늘밤, 외딴집 과부 목매러 간다. 목매러 간다. 더보기
[스크랩] 녹차 / 김명배 녹차 / 김명배 비 오는날에는 방 안에 앉아 있어도 어깨가 젖습니다. 풍경화 속의 산마을에도 비가 내리고 가슴이 젖습니다. 녹차 한잔 어떨까요. 침묵 속으로 들어와서 눅진 마음 빳빳하게 풀기 세우는 한잔의 산 빛 온기. 둘이 아니어도 되는, 그래 혼자라도 괜찮은 시간 밖의 시간을 살.. 더보기
[스크랩] 고추잠자리 / 김명배 고추잠자리 / 김명배 가을 들판을 보라 하셨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 이것이구나 했네. 70이 넘어서부터 가을 들판엔 사라진 허수아비가 자꾸 보이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에 서 있는 외다리 허수아비, 그 허망 혹시 저것 아니었을까, 가을 들판을 보라 하신 뜻, 가을 하늘은 늘 높고 푸르른.. 더보기
[스크랩] 봄나들이 / 김명배 봄나들이 / 김명배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진달래가 얼굴을 붉힌다. 얼굴을 붉혀서 봄인데 이상하게 쓸쓸하다. 거기, 누가 없는가. 옛날에 나를 본 사람 나를 아는 사람 누가 없는가. 지난해의 들녘에 버티고 서서 목을 뽑아 웃는 허수아비, 어디 낯익은 도포자락 보이는가. 상투가 보이.. 더보기
作業․A / 김명배 作業․A / 김명배 한 컵의 빗물과 한 접시의 눈물과 한 컵의 밤과 한 접시의 책과 한 알의 藥을 먹고 아이를 지우고 있다 手票 뜯는 소리가 난다 잘못 온 편지 뜯는 소리가 난다 날마다 날마다 지우는 아이 내 그림자가 책상 위에 빗나가 있다 더보기
작품․C / 김명배 작품․C / 김명배 바람이 골목에 버티고 서서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허리가 부러진 나의 그림자는 길바닥과 璧에 쓰러진 채 숨을 거두고 나는 그대로 서서 하늘만 보고 있었다 간혹 라디오 소리만 들려오고 했으나 싸움뿐이었다 바람은 내게 삿대질을 하고 나는 그대로 서서 아직 뵈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