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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작별 / 김명배 작별 / 김명배 내 시간은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내 몸속에 쌓이는 백년설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어 베옷 입고 땅속에 묻히거나 불속에 던져져도 내 몸속의 백년설이 다 녹아 없어질 때까지 똑딱똑딱 시계소리를 낼 것입니다. 나는 내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그런 뒤에 떠나겠습니다. 한평.. 더보기
[스크랩] 눈 감기 / 김명배 눈 감기 / 김명배 하늘을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늘이 얼마만큼이나 하늘일까. 하늘은 본래 무표정이다. 그 밑에 있는 세상에 표정이 있다. 그런 얼굴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 시간이 많아진다. 눈을 감았다 뜨면 마음이 훨씬 맑아진다. 더보기
[스크랩] Re:[해설] 세상은 하나의 그리움 / 지현아 [해설] 세상은 하나의 그리움 / 지현아 『달팽이 외나무다리 건너기』는 73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한 김명배 시인의 아홉 번째 신작 시집이다. 시업 42년의 팔순을 넘긴 중진 시인의 시편들은 다소 관조적일 것이라는 필자의 소박한 관념을 깨고, 시인의 시들은, .. 더보기
[스크랩] 마곡사磨谷寺에서 / 김명배 마곡사磨谷寺에서 / 김명배 눈을 감으면 너는 여기 있는데 눈 부릅뜨고 나는 여기서 너 보기를 기다린다 달밤도 있더라 여우가 시집가는 날도 있더라 태양을 까맣게 먹칠하고 절망하던 날도 있고 바람난 개가 돌아오지 않아 하얗게 새운 밤도 있더라 모든 게 여기 있는데 나만 왜 여기 없.. 더보기
[스크랩] 소리․Ⅰ / 김명배 소리․Ⅰ / 김명배 虛空을 요란하게 울고 있었다. 瞬間 부서지며 꺾이면서 彌勒마냥 서 있는 나에게 겹겹이 밀려오고 있었다. 어느덧 나는 어떤 姿勢를 가져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서로는 부딪치고 있었다. 울리며 빛내면서 그 앞에 내려오며 더러는 무거워지고 있었다. 울림하는 .. 더보기
[스크랩] 소리․Ⅱ / 김명배 소리․Ⅱ / 김명배 소리가 있다 비 드는 대낮의 하늘 어디쯤, 떡갈나무 잎사귀의 빛깔에 살아나는 山 중턱쯤, 눈발이 잠기는 北極 海峽의 복판쯤, 소리는 자란다. 무덤 위에 돋아나는 귀, 지붕 위에 가지치는 귀 窓밖에 내미는 귀, 胎 속에서 세우는 귀 목이 긴 木人形의 귀에 스치는 .. 더보기
[스크랩] 언덕길 / 김명배 언덕길 / 김명배 오지항아리가 간다 언덕길로. 말똥구리의 業. 土丸을 짓는 늙은 陶工이 간다. 카랑카랑 구워진 바람 흙내를 끼얹는다. 아비 냄새가 난다. 어미 냄새가 난다. 까까머리 少年이 간다. 나의 옛날이 風化한다 언덕길에서. 더보기
[스크랩] 五月 / 김명배 五月 / 김명배 바람은 무수히 꽃잎에 지고, 山 위에 맑은 노랫소리 끝내는 안 들리던, 五月은 송곳니 감추고 돌아선 봄 꽃봉오리의 잊어버린 이야기. 탐스레 몸이 트는 꽃山, 비둘기 은빛 울음 울고, 눈둥이 부어오른 무덤 위에 아지랑이 아픈 빛 피어 오르고 五月은 눈 속에 번지는 꽃의 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