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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가야산을 내려오며 / 김명배 가야산을 내려오며 김명배 가야산 골짜기의 물은 환속하는 발자욱 소리, 팔만대장경을 등뒤에 두고 하산하다. 이 편안함, 피가 온몸을 돌다. 먼데서 보는 海印寺 그 그윽함, 나는 아직 먼 곳에 서 있는 슬픈 짐승인가. 흘러가고 흘러오는 구름이 그저 예사롭다. 더보기
[스크랩] 깊은 산 / 김명배 깊은 산 / 김명배 깊은 산에 사는 새는 꾸며 울지 아니하고 높은 산에 피는 꽃은 꾸며 웃지 아니한다 이 마음 산 속에 두고 산바람이고 싶다 더보기
[스크랩] 냉이꽃 / 김명배 냉이꽃 / 김명배 잉크병 닦아서 냉이꽃 꽂아 놓고 누굴 생각하니, 이 바보야. 들판 여기 저기에 있는 듯 없는 듯 있다가 간 너의 누이 생각하니, 이 바보야. 잉크 한 병으로도 다 적지 못한 냉이꽃 인생, 어쩌면 좋으냐, 이 바보야. 어쩌면 좋으냐, 이 바보야. 더보기
[스크랩] 戀歌(연가) / 김명배 戀歌(연가) 김명배 동전 몇 닢 가지고 눈을 감으면 언제나 네게로 간다. 거기서 너를 만나 첫울음을 배운다. 벌레소리가 들리고 개 짖는 소리가 들리고. 전화로도 만날 수 있지만 비밀이니까. 우리 둘이 나란히 깔고 앉는 손수건만한 이승과 저승, 그 가까운 거리. 동전 몇 닢 가지고 눈만 .. 더보기
단풍송(丹楓頌) / 김명배 단풍송(丹楓頌) / 김명배 백양사 가는 길 단풍나무가 눈빛으로 속삭인다. 가을 여자는 예쁘다, 참 예쁘다. 더보기
2018년 2월 2일 오후 09:31 가을 한나절 / 김명배 고추잠자리가 개집 지붕 위에 앉았다가 공연스레 화들짝 놀라서 하늘로 날아오른다. 강아지가 낮잠 속에서 어미를 만나고 있는 가을 한나절 내내 고추잠자리는 그 놀이를 반복하고 있다. 이 평온, 여기가 바로 거기다. 석류가 익고 있다. 더보기
[스크랩] 집보기 / 김명배 집보기 김명배 아기의 장난감 새도 빈 새장 속의 새소리로 운다. 새와 더불어 고향사람이 말을 트고 내 행세를 한다. 그 후, 場面이 바뀌고 나는 그 사람 행세를 잊었다. 열 밤, 열 낮을 문 열어 놓고 기다리는 빈 새장 속에 남은 空間. 아기의 장난감 새도 날아들지 않고 나를 돌고 울안을 .. 더보기
[스크랩] 배꽃 / 김명배 배꽃 / 김명배 한밤중에 터뜨리는 사내 울음소리 들어 봤는가. 달빛이여, 달빛이여. 꽃 다 지는 건 서럽지 않아도 오늘밤, 외딴집 과부 목매러 간다. 목매러 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