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잠 / 김명배 잠 / 김명배 달구지 위에서 흔들리는 50년 전의 잠을 자다. 어떤 돌 하나가 굴러 멀어져서 다른 돌을 들이받고, 다른 돌을 굴려서 또 다른 돌을 들이받고, 그렇게 계속 들이 받고 들이 받혀서 돌사태가 나다. 어떤 돌은 용케 비탈에 서기도 하지만 대개는 평지에서 멈추어 돌더미를 이루다. 그래도 깨지 않는 태고의 잠을 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던 날, 은밀히 반란을 다스리고 달구지 위에서 흔들리는 50년 전의 잠을 자다. 요령( 搖鈴)소리가 들리다 더보기 해거름 / 김명배 해거름 / 김명배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붙는 해를 만나다 다 타 버린 육신肉身 한 개비 목탄木炭으로 꺼지다 어두운 나를 나의 문門을 두들기면 북소리 여울을 건너는 북소리의 발자욱 바람은 두 손을 내밀어 나를 떠밀고 자빠지고 있다 나뭇잎마다 발자욱은 자빠지고 있다 발자욱이 죽어서 쌓이는 언덕에 일어서는 입상立像 나를 두들기면 북소리의 발자욱 닫히는 문門앞에서 불타는 해를 만나다. 더보기 이별가 / 김명배 이별가 / 김명배 1 지팡이를 짚은 시간이 절룩거리며 간다 내 머리 속에 한 덩이 진한 어둠이 새 뿌리를 내린다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면 나는 무엇인가 머리 깎고 서 있는 너는 무엇인가, 2 문을 잠그고 벽시계를 멈춰 놓고 진한 흑백의 나를 정리하다가 삽질, 삽질소리를 들으면서 두 발 뻗고 오래오래 잠들다 더보기 언덕길 / 김명배 언덕길 / 김명배 오지항아리가 간다 언덕길로. 말똥구리의 業. 土丸을 짓는 늙은 陶工이 간다. 카랑카랑 구워진 바람 흙내를 끼얹는다. 아비 냄새가 난다. 어미 냄새가 난다. 까까머리 少年이 간다. 나의 옛날이 風化한다 언덕길에서. 더보기 개나리꽃 / 김명배 개나리꽃 / 김명배 마을마다 봄병아리 소리로 피어나는 개나리꽃, 누가 돌아오려나. 꽃길, 小路길로 해서 작은아씨 돌아오려나. 봄병아리 소리로 피어나는 개나리꽃, 꽃길 小路길로 해서 누가 돌아오려나. 작은아씨 돌아오려나. 더보기 경칩 / 김명배 경칩 / 김명배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체온이 온다, 맥박이 온다. 더보기 전화 한 통화 / 김명배 전화 한 통화 / 김명배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별을 보지 않으면 어때 세상은 눈물방울 속으로 밀려오는 바다 머리위에 식구들의 신분증 만한 하늘이 있지 속살 속마음 다 바다에 던져 버리고 어려 오는 별빛을 바라보면서 별을 보았노라, 그래 별을 보았노라 착각하고 살면 그게 별을 본 .. 더보기 두찌 / 김명배 두찌 / 김명배 모든 樹木들은 次善의 세계 안에서 저마다 충실하다. 半步를 물러서서 사양하며. 삶은 勝負가 아니다. 앞질러 가는 자는 가게 하고 저마다 자기에 어울리는 步調로 침착하게. 앞서 피는 자는 피게 하고 저마다의 진실 속에서 충실하게 성장하는 것. 열매 맺는 것. 次善의 그 .. 더보기 이전 1 2 3 4 5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