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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창窓 / 김명배 창窓 / 김명배 바람이더니 구름이더니 오늘은 비 비에 젖은 너의 얼굴이더니, 달이더니 별이더니 오늘밤은 빈 하늘 하늘을 끌고 가는 외기러기더니, 낙엽이더라 눈이더라 멀리 떠나 버리는 너의 옆모습이더라. 영혼이 둘로 갈라지는 이별, 그 맑디맑은 아픔이더라. 눈물이더라. 더보기
작은 고독·1 / 김명배 작은 고독·1 / 김명배 거울에 비치지 않는 어릿광대 가만히 있으면 발가락을 씹기도 하고 머리를 쪼기도 하는 너, 책을 읽고 있으면 손으로 눈을 가리고 무게로 어깨에 매달리는 너, 너는 누구니. 늘 내게로 와서 나를 요구하는 작은 고독 너, 거울에 비치지 않는 어릿광대. 더보기
김명배金明培キンミョンベ(작별) 김명배金明培キンミョンベ 別離   わたしの時間は流れる川水ではなく  わたしの體の中に積る 百年雪です。 それで わたしが死んで麻の衣をまとい 地中に 埋められたり火に投げられても わたしの體の中の百年雪がすっかり 解け去る時まで かちかちと時計の音を立てることで.. 더보기
외딴집 서정 / 김명배 외딴집 서정 / 김명배 굴뚝새가 놀다 가는 외딴집 텅 비어 있다. 토담 벽에 매달린 마늘 한 집 절구와 절구공이 그리고 아주 오래된 정물 하나 낮잠 속에 묻혀 있다. 아무도 없는 게 아니다. 어쩌다 가끔 아주 가끔씩 꼼지락거리는 은백색 정물이 `뉴시유` 하고 걸어 나올 것 같다. 누가 버.. 더보기
휴식 / 김명배 휴식 / 김명배 멍하니 그냥 앉아 있을 때가 있다.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은 이 편안함, 외로움이 오히려 편안하다. 라디오를 켜 놓고 듣지 않을 때가 있다. 멍하니 그냥 앉아 있기가 편안하기 때문이다. 아직, 예정에는 없지만 말하지 않고 듣지 않고. 더보기
일출 / 김명배 일출 / 김명배 파도가 널더러 뭐라더냐. 이리 오라더냐. 저리 가라더냐. 그리고 그 다음은 뭐라더냐. 바다로 나아가 돌아오지 않는 너 파도가 널더러 뭐라더냐. 그리고 그 다음은 뭐라더냐. 묻지 마라, 바다는 아직 니가 있으므로 불타고 있느니. 더보기
고추잠자리 / 김명배 고추잠자리 / 김명배 가을 들판을 보라 하셨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 이것이구나 했네. 70이 넘어서부터 가을 들판엔 사라진 허수아비가 자꾸 보이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에 서 있는 외다리 허수아비, 그 허망 혹시 저것 아니었을까, 가을 들판을 보라 하신 뜻, 가을 하늘은 늘 높고 푸르른.. 더보기
바닷가에서 / 김명배 바닷가에서 / 김명배 바다는 왜 이리오라 이리오라 하다가 저리가라 저리가라 하는가 바다는 왜 저리가라 저리가라 하다가 이리오라 이리오라 하는가 이 두려움 세월이 얼마만큼 지나야만 그리움이 될까 저기 홀로 서 있는 저 사람처럼 멀어서 그립고 가까워서 그리운 외로움이 될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