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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산 같이 산 같이 /김명배 산 속에는 산이 있다. 바람 같다. 구름 같다. 산 속에 있는 산은 늘 정좌해 있어도 바람 같다. 구름 같다. 산 속에 있는 산은 지가 산인 줄 모른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산 속의 바람같이 산 속의 구름같이 더보기
[스크랩] 나비 나비 /김명배 너는 내가 되고 있니. 나를 떠나고 니가 다 떠나 버리면 나는 어디에 있니. 니가 떠난 자리 그만큼 나는 비어 가지만, 날마다 꿈속에 등장하는 너, 때때로 푸른 하늘을 두고 간다. 거기 나는 있니. 나는 니가 되고 있니. 더보기
[스크랩] 경운기와 소나무 경운기와 소나무 /김명배 - 小雪 경운기 한 대 색색거리며 고개를 넘어간다. 무르팍이며 등짝 갑자기 한기가 든다. 올 겨울은 괜찮을까. 뒷산 등 굽은 소나무 반백이 다 되었다. 가슴에 구멍 난 친구야, 우리 사랑하지 않았니. 세월이 얼만데 허리 펴고 가슴 펴고 고개 한 번 들어보자. 올 .. 더보기
[스크랩]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오늘은 천안역에서 /김명배 처마밑에 제비집 올해도 비어 있네요. 지금쯤, 아기 패랭이 꽃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검정 고무신 신어보고 싶네요. 하늘이 하도 개운해서 풀뿌리까지 진저리치는 장마 뒤의 산과 들, 코스모스 잘못 알고 또 그 자리에 피어 있겠네요. 구구단 외워보고 싶네.. 더보기
[스크랩] 허상 허상 /김명배 강가에 나왔습니다. 나무 한 그루 강물 속에 서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내리는 함박눈은 그대로 강이 되어 흐르지만, 강물 속의 그 나무는 백발을 이고, 때때로 그 곁에 누구를 세웁니다. 하얗게 외롭습니다. 외로워서 문득, 그런 나무 한 그루 내게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 더보기
[스크랩] 갈데가 없어서 갈 데가 없어서 /김명배 아침마다 헬스 자전거를 타고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거기, 무한 공간이 있습니다. 공간 속에 들어가도 나는 왜 공간이 아니 될까요 금세 세상 속으로 들어와 내가 되고 맙니다. 갈 데가 없어서 갈 데가 없어서요. 더보기
[스크랩] 春樂 春樂 /김명배 - 2003 바람이 손짓 합니다. 책 위에 꽃 한 송이 놓아 두고 외출하고 싶습니다. 미안하지만 나 혼자서 산으로 들로 바람나고 싶습니다. 이 청청한 날에 저 멀리 떠나버리고 싶지만, 일평생 바람에 취해 사는 내가 미안해서 꽃 한 송이 들고 돌아오고 말 겁니다. 돌아와 책상 위.. 더보기
[스크랩] 다시 석류나무 사설 /김명배 다시 석류나무 사설 /김명배 이별은 인연의 줄을 반쯤 남겨두는 것인가요. 봄이 다시 살아납니다. 산다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반은 죽고 반은 살았다는 말은 반은 살고 반은 죽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살았다는 말입니다. 석류나무 보살, 아무도 모르게 또 한세상 살고, 한세상 또 살고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