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불면 /김명배 불면 /김명배 밤마다 세상 밖을 서성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불 속에 들어온 외간 달이여. 자는 척, 모르는 척 그냥 그대로 있는 밤. 죽고 싶은, 그냥 그대로 죽고 싶은 전생의 하룻밤이여. 오늘밤 나는 목과 팔다리를 몸속에 넣고 깊은 잠을 자는 돌이 될 수 있을까. 달을 삼킨 돌은 뱃속에.. 더보기 [스크랩] 대합실에서 /김명배 대합실에서 /김명배 나는 너무 멀리 날아와버린 종이비행기이거나 돌아갈 길을 잃어버린 고무풍선이거나. 나는 태초의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청개구리이거나 어둠의 눈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꽃뱀이거나 그런 것 다 아니라 이미 처음부터 막차를 놓쳐버린 늙은 거북바위이거나. 나는 .. 더보기 [스크랩] 새벽 새벽 -김명배 새벽별과 아기새의 눈망울이 하도 맑아서 우는 법 배워야겠다. 헛기침 소리에도 별과 눈물이 떨어져 내릴 것 같아서 눈물 닦고 사는 법 배워야겠다. 부지런한 새 한 마리 새벽을 가로질러 간다. 아비 올 시간 됐다. 더보기 [스크랩] 오월편지 / 김명배 오월편지 / 김명배 당신을 보내고 돌아온 날 밤엔 하늘이 우수수 落葉져 내렸습니다. 그날부터 나의 하늘은 죽은 나무 꼭대기에 걸려서 내려오지 못합니다. 무덤, 무덤 위에도 하늘 한 조각씩 내려앉는 五月 便紙, 오늘 낮에 내린 비는 당신이고 지금 밤에 내리는 비는 당신을 따라 내리는 .. 더보기 [스크랩] 그 사람/김명배 그 사람/김명배 그 사람이 있는 곳이면 거기가 하늘입니다. 어디서나 늘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 그 사람은 마늘냄새가 날지도 모릅니다. 노린내가 날지도 모릅니다. 눈을 감고 마음속에 빈 자리 하나만 남겨 두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면 따끈한 물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그것.. 더보기 [스크랩] 눈먼 새 /김명배 눈먼 새 /김명배 백양사 가는 길은 한겨울 밤에도 들꽃이 핍니다. 들꽃이 피어서 나는 촛불을 물고 가는 눈먼 새가 됩니다. 영원으로 통하는 밤길은 검거나 희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죽어서도 밤에 우는 새는 아니고 싶습니다. 백양사 가는 길은 한겨울 밤에도 단풍이 곱습니다. 단풍.. 더보기 [스크랩] 山中問答 /김명배 山中問答 /김명배 - 허튼소리 산마당 한 켠 옹달샘 가에서 혼자 놀고 있는 계집아이에게 어른들 어디 계시니, 너 참 예쁘다고 말을 걸었더니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본다. 아빠 어디 가셨니, 엄마도 어디 가시고 라고 물어보아도 내 얼굴만 빤히 쳐다본다. 싱거워서 짐짓 할머니 안 계시지 라.. 더보기 [스크랩] 고추잠자리 -/김명배 고추잠자리 -/김명배 가을 들판을 보라 하셨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 이것이구나 했네. 70이 넘어서부터 가을 들판엔 사라진 허수아비가 자꾸 보이네. 고개 숙인 황금들판에 서 있는 외다리 허수아비, 그 허망 혹시 저것 아니었을까, 가을 들판을 보라 하신 뜻, 가을 하늘은 늘 높고 푸르른..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