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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귀뚜라미 소리 /김명배 귀뚜라미 소리 - 허튼소리 /김명배 세상 소리 다 귀막고 사는 아내가 솜봉으로 귀 청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했습니다. 2․30년 전부터 나는 귓속에 귀뚜라미 몇 마리 키우고 있기 때문에 어둠 속에 숨어 우는 귀뚜라미 소리는 어쩌다 감상에 젖을 때나.. 더보기
[스크랩] 쑥개떡 /김명배 쑥개떡 - 허튼소리 /김명배 쑥개떡을 던져서 유리창에 붙여 놓았다. 달이다. 그 충격, 외눈박이 별 하나가 나를 보고 연신 꿈뻑거린다. 밤새가 날아가 버린다. 기침을 하면 얼먹은 밤하늘 두어 마지기 우수수 부서져 내릴 것 같은데 달구경 나왔던 생쥐가 부르르 몸을 떨고 도로 들어가 버.. 더보기
[스크랩] 겨울바람/ 김명배 겨울바람 김명배 신은 어디서 내 발을 거시려나. 눈만 뜨면 역마살 주체 못하고 세상 구석구석 휘젓고 다니는 저 천박한 바람, 때로는 집회 뒤의 광장에서 교회당에서 길을 잃고 해매는 저 씁쓸한 바람, 엉덩이에 바위 하나 달아놓고 떠나고 싶지만 밤마다 어김없이 내 꿈속에 나타나 죽.. 더보기
[스크랩] 작별/ 김명배 작별 김명배 내 시간은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내 몸속에 쌓이는 백년설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어 베옷 입고 땅속에 묻히거나 불속에 던져져도 내 몸속의 백년설이 다 녹아 없어질 때까지 똑딱똑딱 시계소리를 낼 것입니다. 나는 내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그런 뒤에 떠나겠습니다. 한평생 .. 더보기
[스크랩] 뿌리 / 김명배 뿌리 누구의 지팡이가 5백년 사는가 나무는 목까지 땅에 묻고 산다. 나무는 다리만이 뿌리가 아니다. 천 갈래 만 갈래 팔다리가 가지쳐서 흙을 움켜잡는 손발, 그것이 다 뿌리다. 땅 위에 머리만 내밀고 머리로만 사는 나무 어디 있나. 땅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승을 움켜잡는 질긴 근성.. 더보기
[스크랩] 경칩(驚蟄)/ 김명배 경칩(驚蟄) 김명배 어디를 짚어도 맥박이 온다. 살아 있는 땅 나무를 구르면 하늘을 메우는 숨방울, 들을 구르면 눈 높이까지 솟는 공깃돌 위로 날아 오르는 숨방울, 아지랑이는 아직 바램보다 키가 작지만 살아 있는 땅, 어디를 짚어도 體溫이 온다, 맥박이 온다. 더보기
[스크랩] 전화 한 통화 / 김명배 전화 한 통화 김명배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별을 보지 않으면 어때. 세상은 눈물방울 속으로 밀려오는 바다. 머리위에 식구들의 신분증 만한 하늘이 있지. 속살 속마음 다 바다에 던져 버리고 어려 오는 별빛을 바라보면서 별을 보았노라. 그래 별을 보았노라 착각하고 살면 그게 별을 본 .. 더보기
[스크랩] 해바라기 / 김명배 해바라기 김명배 키가 커서 미안합니다. 웃음이 울음보다 키가 큽니다. 울음은 땅을 보고 있고 웃음은 하늘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색을 하면 표정이 없어집니다. 무표정은 웃음보다 조금 키가 작고 울음보다 조금 키가 큽니다. 머지않아 껍데기를 깨고 나와 웃음이 될 수도 있고 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