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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스크랩] 봄날 /김명배 봄날 /김명배 둑길을 걷는다. 냇물이 흐르고 햇살이 함께 흐르고 냇물이 흔들리고 햇살이 함께 흔들리고 아뜩아뜩하다. 눈을 감는다. 눈을 뜬다.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따라 흐르고 구름이 흔들리고 하늘이 따라 흔들리고 아뜩아뜩하다. 둑길을 걷는다. 더보기
[스크랩] 우산 말리기 /김명배 우산 말리기 /김명배 우산을 말린다. 우산 속에서 벌레소리가 난다. 비오는 날은 며칠이나 남았을까. 우산은 비오는 날이 우산이다. 오늘은 후줄그레한 우산과 나를 응달에 펴놓고 바람을 쏘인다. 간도 쓸개도 이제는 음건해 두었다가 이 다음에 내 책상 위에 놓았으면 싶다. 뭐, 급할 건 .. 더보기
[스크랩] 노을풍경 /김명배 출처 : 시인나라글쓴이 : 솔로몬 원글보기메모 : 더보기
[스크랩] 은거 /김명배 은거 金明培 마루 밑에 숨어 사는 어둠과 침묵은 곧잘 헌 고무신짝 속에 들어가 밀담을 나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안마당과 뒤꼍을 오가며 산책을 즐긴다. 저것들은 우리집 신발 귀신이 되어살고 있지만 저것들도 나만큼이나 늙어버렸다. 왜 집을 떠나지 못할까. 어디 그거나 그대로 달려.. 더보기
[스크랩] 山村·1 / 김명배 山村·1 김명배 광녀가 묵고 간 폐가 마당귀에 흙발로 서서 웃는 해바라기 고개 돌리고 있다. 산감이 익어가는 가을 한나절 내내 개가 짖는다. 더보기
[스크랩] 개 / 김명배 개 김명배 개에게 개새끼라고 辱을 해도 조금은 마음이 후련해진다 밤마다 主人을 짖는 검둥개야, 밤마다 鬼神을 짖는 검둥개야. 꿈틀거리는 어둠 그 등뒤에서 일곱째 날에도 짖는 개. 짖고 있다. 짖고 있다, 나도. 내가 나에게 개새끼라고 辱을 해도 조금은 마음이 후련해진다 더보기
[스크랩] 겨울낮달 겨울낮달 김명배 1 겨울바람은 낮달을 발가벗겨서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회롱하다 개가 짖는다 개가 짖는다 2 날아갔다는 소리 들었니 떨어져 죽었다는 소리 들었어 언 땅에 찍힌 발자국 속에 기절해 있거나 개밥그릇 속에 동사해 있거나 거기가 바로 그리운 하늘이다 낮달은 거기.. 더보기
[스크랩] 덩굴 /김명배 덩굴 /김명배 가끔 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깜짝 놀라 두리번거려 보지만 그때마다 그건 내 기침소리다. 며칠 전 화장실 거울 속에서 어머니 입술의 그 작은 반점을 발견하고 또 한번 깜짝 놀랐다. 내 입술에 언제 그 반점이 돋아났을까. 딸꾹질이 난다. 처음 가는 길이 너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