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종이새와 산수화 종이새와 산수화 /김명배 종이새가 산수화 속으로 날아가는 까닭은 저 산속에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낮달은 산새소리를 눈으로 듣고 있지만, 종이새는 저 산속 깊이 은밀한 곳까지 찾아 들어가서 묵향 그윽한 산에게 말 한 마디 하고 싶다. 그러나 저 산이 말문을 열기 전에는 종이새도 말 .. 더보기 [스크랩] 갈매기 갈매기 /김명배 촛불을 들고 당신의 얼굴을 보면, 거기 푸른 하늘이 있습니다. 당신의 눈속을 들여다보면, 거기 갈매기 한 마리 날고 있습니다. 바닷가, 갈매기 소리 흩날리는 벼랑끝 소나무 가지에 옷을 벗어 놓고 낮달은 어디로 떠나 버렸습니다. 당신의 거울 속에 살고 있나요. 촛불을 .. 더보기 [스크랩] 포장마차에서 포장마차에서 ― 친구와 나 김명배 눈 내리는 날 개 한 마리 데리고 산에 들어간 사람, 그게 너라고 한다. 거기 어디쯤 빈 무덤을 찾아서 울고 가는 새, 그게 너라고 한다. 그리움을 앓고 있는 바위 곁에 꼿꼿이 서서 죽은 나무, 그게 너라고 한다. 산속에 들어가서 눈 감고 귀 막고 산이 된 .. 더보기 [스크랩] 돌의 言語 돌의 言語 김명배 내 귀가 들린다, 내 눈이 보인다 이제 모두 긴 停止에서 풀려나 집으로 돌아가자. 발이 없어지고, 손이 없어지고, 남은 건 마음 하나. 비가 내린다, 없어진 것을 적시며 비가 내린다. 물길을 따라 江으로 바다로 흘러서 깊은 주검이 깔린 都市, 거기, 짖어대는 짐승의 主人.. 더보기 [스크랩] 기러기떼 기러기떼 김명배 가을이 와 버린 걸 알아버렸네. 등뒤에서 떠서 등뒤로 지는 해를 알아버렸네. 별들은 언제나 몰래 뜨지만, 낙엽 위에 지는 별은 이슬 속에 살아 있음을 감추지 못하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러기떼의 순례, 밤 속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떠나버리네. 무엇을 숨기.. 더보기 [스크랩] 湖水에서 湖水에서 김명배 湖水를 울리고 하늘이 갈라진다. 때때로 달려와 돌팔매를 친 懷疑들이 부딪쳐 밤 언저리의 하늘에 마른 번개를 치고 믿고 싶었을 때, 고개를 흔들다가 문득 던진 눈빛들이 더 높은 하늘에서 별빛으로 돌아온다. 언제쯤일까, 그 마주치는 소리들이 들려올 때는. 내 작은 .. 더보기 [스크랩] 초당 초당 /김명배 - 추억에서 할머니는 초당에 기거하셨다. 대숲 바람소리로 세상을 보고 사시다가 대처럼 속을 비울 수가 없어서 마음 더시며 사셨다. 밥 한술 더시거나 장롱 속의 묵은 옷가지를 더시거나 늘 절반으로 가득하셨다. 그러나 대숲 바람소리와 안산 초록색 연한 미소만은 덜지 .. 더보기 [스크랩] 눈감기 눈 감기 /김명배 하늘을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 하늘이 얼마만큼이나 하늘일까. 하늘은 본래 무표정이다. 그 밑에 있는 세상에 표정이 있다. 그런 얼굴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 시간이 많아진다 눈을 감았다 뜨면 마음이 훨씬 맑아진다.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