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신서정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가을저녁 가을저녁 김명배 하늘을 보다가 하늘이 산새가 되는 것을 보았네. 산새와 산승이 산으로 들 시간, 산새 한 마리 나무 위에 앉아서 너스레를 떨다가 날아가 버리네. 이 넉넉한 가을저녁 얼굴빛을 바꾸는 산도 산사도 본심을 잠시 접어 두고, 어이 너스레를 떨고 싶지 않으랴. 하늘을 보다가.. 더보기 [스크랩] 코스모스 코스모스 /김명배 두어 박자 느리게 산 까닭에 시방 막 간이역을 지난다. 너는 산이 아니다. 먼 산 바람꽃이다. 백 여덟 번뇌만한 큰 날개를 가진 바람꽃이 아니라 고추잠자리 날개보다 진한 눈물을 가진 아기바람, 가는 듯 오는 듯, 두어 박자 느리게 사는 바람, 시방 막 가을 간이역을 지.. 더보기 [스크랩] 나뭇잎 나뭇잎 /김명배 나무는 가을을 거부하지 않는다. 나뭇잎을 떨군다. 하늘을 나는 데 익숙한 자는 땅 위에 서는 데도 익숙하다. 산다는 것은 하늘과 땅과 그 뜻에 익숙해지는 것, 나뭇잎은 겨울을 거부하지 않는다. 땅위에 익숙해진다. 더보기 [스크랩] 나무는 나무는 /김명배 나무는 몸속에 바람을 감아 올려서 그 끝에 이파리를 달고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든다. 때문에 귀 막고 입 막고 하늘을 이고 바람이랑 같이 산다. 흔들리며 산다. 나무는 몸속에 바람을 감아 올려서 이파리를 떨구고 겨우내 그 끝에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든다. 바람 부는 .. 더보기 [스크랩] 만추서정 만추 서정 /김명배 풍경화 속으로 날아간 새의 작은 영혼은 하늘이 되었을까. 산이 되었을까. 낙엽이 흩날린다. 산후의 고요한 가을들판, 풍경화 속의 바람소리가 길을 재촉한다. 나는 가느냐. 나는 가느냐. 더보기 [스크랩] 산속에서 산 속에서 /김명배 외로움을 이기는 법은 책을 읽는 일이다 했더니 산을 보는 일이다 산이 되는 일이다 했더니 좋은 친구 좋은 제자 다녀간 날은, 그게 다 다 헛말일세. 하늘을 보는 일이다 하늘이 되는 일이다 했더니 시를 쓰는 일이다 했더니 외로움을 이기는 법은 그냥 그대로 외로움이.. 더보기 [스크랩] 자식놈 왔다 가는 날 자식놈 왔다 가는 날 /김명배 동구 앞 장승이 웃고 있네. 딸년 시집가던 날 웃고 있더니 자식놈 기일에도 웃고 있네. 우스워서 석기시대의 웃음 아무 때나 웃는 게 아니라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들어 놓아서 웃고 있네. 미쳤다. 미쳐서 이승의 문턱에 서서 한평생 웃기만 하는 것보다 웃다.. 더보기 [스크랩] 졸시초 졸시초 /김명배 공들이던 졸시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찢어 버리다. 그게 마음에 남는다. 자식놈 좀 덜 됐다고 버릴 수 있을까. 그건 죄가 되는 일인 줄 알지만, 졸시초 버리는 일이 죄가 되는 일인지 잘 모르겠다. 돌아가서 어머니께 여쭈어 보아야겠다. 남들은 그런 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