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배시인의 영상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크랩] 발 그리기 / 김명배 발 그리기 / 김명배 도화지 위에 4B연필과 모양이 닳아 없어진 지우개를 놓고 일어서다가 그만 지우개를 떨구어 버렸다. 발도 없는 것이 재빠르다. 굴러서 침대 밑으로 얼른 숨어 버린다. 저것도 다 사는 재주가 있구나. 발 없는 말이 천리 가는 까닭을 알겠다. 더 느린 과거에서 온 듯한 발.. 더보기 [스크랩] 영상 12도 / 김명배 영상 12도 / 김명배 우리집 온도계는 30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고집불통입니다. 한겨울 강추위에도 영상 12도이고 삼복더위에도 영상 12도입니다. 적정 실내온도 최저 영상 18도보다 늘 낮게 잡고 살아온 세월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저놈까지 왜 나를 닮아서 고집불통인지 알 수 없습니.. 더보기 [스크랩] 잉크병 / 김명배 잉크병 / 김명배 재떨이 곁에 놓인 잉크병 廢墟의 냄새 속에 머무는 古生代의 靜寂 깊은 地層 原木 가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죽고 있다 잉크를 찍으면 살아나는 廢墟의 바람 입다문 소리 原稿紙 위에 살아서 낙엽이 간다 발자욱이 간다 古生代의 내가 간다 잉크병 곁에 놓인 재떨이 廢墟.. 더보기 [스크랩] 일출 / 김명배 일출 / 김명배 파도가 널더러 뭐라더냐. 이리 오라더냐. 저리 가라더냐. 그리고 그 다음은 뭐라더냐. 바다로 나아가 돌아오지 않는 너 파도가 널더러 뭐라더냐. 그리고 그 다음은 뭐라더냐. 묻지 마라, 바다는 아직 니가 있으므로 불타고 있느니. 더보기 [스크랩] 풍경화 / 김명배(金明培) 풍경화 / 김명배(金明培)그리다 만 풍경화 속에달을 들고 들어와 앉는다.교교하다.강아지 한 마리와오색 빛깔의 언어 한 마디를풀어 놓는다.내가 어울리지 않는다.유년으로 통하는 길을 열고한 소년을 불러 들인다.(스스로 풍경화 속에 갇히는자유는 고독이다)(그 반대의 자유는 무엇일.. 더보기 [스크랩] 그 사람 / 김명배 그 사람 / 김명배그 사람이 있는 곳이면거기가 하늘입니다.어디서나 늘 만날 수 있는그런 사람,그 사람은마늘냄새가 날지도 모릅니다.노린내가 날지도 모릅니다.눈을 감고 마음속에빈 자리 하나만 남겨 두겠습니다.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면따끈한 물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그것밖에는 .. 더보기 [스크랩] 겨울낮달 / 김명배 겨울낮달 / 김명배 1 겨울바람은 낮달을 발가벗겨서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어두고 희롱한다 개가 짖는다 개가 짖는다 2 날아갔다는 소리 들었니 떨어져 죽었다는 소리 들었어 언 땅에 찍힌 발자국 속에 기절해 있거나 개밥그릇 속에 동사해 있거나 거기가 바로 그리운 하늘이다 낮달은 거.. 더보기 [스크랩] 겨울 낮달·1 / 김명배 겨울 낮달·1 / 김명배 무심히 거울을 보니 거울이 비어 있네. 없었구나. 이 세상, 있는 것만으로도 미안한 일이다.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0 다음